우리의 존재 이유가 단순히 작은 유전자(DNA)를 위한 ‘생존기계’에 불과하다면 어떨까. 얼마 전 ‘만들어진 신’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가 한 말이다. 그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진화 자체의 기본 단위를 ‘종’이나 ‘개체’가 아닌 유전자(DNA)로 정의하고 그의 관점에서 사회학적 문제를 진화 생물학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유전자(DNA)는 자기 복제를 통해 증식하고 생존하는데 그들은 그들의 생존을 위해 우리(여기서 그는 우리를 인간에 국한시키지 않고 동식물,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까지 포함하고 있다)의 몸을 빌린다는 것이고, 장수(長壽)나 종, 개체의 번식을 통해 자기 복제를 증식하여, 인간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살아간다고 전한다. 때문에 인간이 죽어도 자신의 복제 유전자가 계대를 통해 다음 세대에 이어져 그 생명력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인간은 유전자의 복제 욕구를 수행하는 이기적인 생존기계라는 관점에서 사회에서 일어나는 배우자간의 대립이나 성의 전략, 집단 이타주의, 인구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유전자(DNA)라는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사회 문제를 풀어가는 것에 대해 흥미롭지만 ‘번식’이라는 진화의 기본적 전략에 치중한 나머지 ‘번식’에 충실하지 않는 ‘동성애’ 등에 대해서는 그들의 진화론적 입장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없어 한계성이 느껴진다.
을유문화사/472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