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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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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2월 딸깍발이 생각 2015. 01.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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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시 욕심을 가져도 되는 건가요?

 

 

 

얼마 전 아는 지인이 찾아와 자신에게 새해 기쁜 소식이 있노라고 전하며 소주 한 잔을 사고 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계약직으로 일하던 자기가 올 해부터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사실 난 무기계약직에 대해 잘 모르는 터라 그에게 무기계약직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에 말에 따르면 근무환경이나 조건은 계약직과 비슷하지만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게 무기계약직이라는 설명이었다. 고용안정성 측면에서 계속 일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얼마 전까지 꽤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미생>이 돌연 생각났다. 그 드라마 속 주인공 장그래는 신입인턴을 거쳐 다른 동기들과 달리 홀로 계약직으로 입사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수많은 차별과 어려운 역경을 겪으며 스토리는 전개된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에 깊게 남는 장면이 있다. 예전에 장그래처럼 계약직으로 들어왔다가 자신이 지켜주지 못해 죽음으로까지 이어진 부하직원의 기억이 있는 오상식 차장은 장그래도 괜히 정규직에 대한 꿈을 품고 있다가 나중에 당신의 예전 계약직직원처럼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두려워 장그래에게 미리부터 정규직은 꿈도 꾸지 말라고 강하게 얘기한다.

 

욕심내지 말라고 했지

욕심내지마!”

 

그 때 장그래가 오차장을 묵묵히 처다 보다가 말을 던진다.

 

욕심도 허락받아야 되는 겁니까?. 정규직 계약직 신분이 문제가 아니라.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그냥 계속 일을 하고 싶은 겁니다.”

차장님하고 과장님하고 대리님하고 우리.. 같이.. 계속...”

 

얼마 전 개봉한 영화<카트>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나온다. 계약직 마트 사원들이 일방적으로 파견직 사원으로 바뀌게 되면서 농성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계약직 사원들만 농성을 하게 되지만 나중에는 정규직 사원들도 함께 한다. 이 영화도 장그래가 말했던 것처럼 정규직, 계약직 신분의 문제가 아니라 계속 일을 안정되게 하고 싶다는 이유로 뭉치게 되면서 계약직과 정규직 사람들이 함께 농성을 이어간다.

 

사실 이 안에는 복잡한 사회학적 문제들이 있겠지만 나를 찾아 온 지인이나 장그래나 영화<카트>에서 나오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내밀한 권력 상승의 욕망을 이루고자 정규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함께한 사람들과 계속 일할 수 있는 터전을 원하는 것이다. 그로인해 뭔가 자신들의 먼 미래도 아닌 코앞의 삶을 계획할 수 있는, 계속 일할 수 있는 곳.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정규직 전환의 희망이 생기자 장그래가 했던 대사가 제가 다시 욕심을 가져도 되는 건가요?”였다. 어찌됐건 장그래는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한다. 다만 드라마에서 장그래는 먼저 나온 오차장을 다시 만나 같이 일하게 된다. 비교적 해피엔딩에 낙관적 희망을 주고 끝난다.

 

<미생>에서 장백기가 입사동기인 장그래에게 던진 말이 생각난다. “난 아직도 당신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그래가 살면서 바둑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건 처음부터 장백기가 대기업을 목표로 삼고 달려 온 노력과 같이 비교될 수 없다. 이유는 장백기의 경우 세운 목표가 도달한 지점과 일치한 경우지만 장그래는 드라마에서 세운 목표가 도달한 지점과 다르게 얻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그래는 정규직에 욕심을 낸 것이 아니었다. 다만 여기서 미리 정해진 규칙이나 규율 때문에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게 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목표나 희망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논리와 같게 된다.

 

정규직, 연봉계약직, 무기계약직, 유기계약직, 파트타임 등 다양한 용어들이 있지만 2015년에는 그 용어의 다양함만큼 기회 또한 많이 쏟아져 나오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그럴 때 다양한 계층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제가 다시 욕심을 가져도 되는 건가요?” 라고 외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기회는 요행이 아닌 희망의 통로가 되어 절망이 줄어드는 사회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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