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문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생을 비롯해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도 인문학 교양 강좌에 몰리고, 인문학 관련 서적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인문학은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 가치를 고민하는 학문이다. 기술적 지식을 높이 평가하는 기능주의적 사고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인문학은 늘 위기론에 휩싸여왔다.

사회에서 외면 받아온 인문학이 다시금 주목을 받는 데는 현시점의 사회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누적된 사회의 불안감이 사람들을 인문학에 집중하게 만든 이유라고 설명한다.

치열한 경쟁 체제 속에 잇따르는 범죄, 가족해체, 우울증 등으로 사회가 병들어감에 따라 사람들은 인문학을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사회 다양한 곳에서도 인문학의 부활을 꿈꾸며 인문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학들은 앞 다투어 인문학 캠프를 열고 있으며, 서적 관련 회사들은 문학 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대중들의 생활을 가장 빠르게 나타내주는 소비 시장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문화적 행태와 직결되는 커피 시장이 그 예다.

한국 사회에서 커피 전문점은 철저한 개인적 공간이면서 부담 없이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제 3의 장소’로 여겨진다. 불황 속에서도 커피 전문점 시장이 연간 1조원대로 급성장하고, 커피를 사회학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 김정욱 딸깍발이 카페 대표(커피데일리 고문)가 인문학적 요소와 결합한 커피 강의를 다양한 곳에서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카페 딸깍발이에서는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독서모임도 개최되고 있다.

김 대표는 “현대 사회가 문제를 풀고 한 차원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인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커피에서도 인문학적 요소가 빠진 채 강의를 하게 되면 커피와 우리의 삶의 연결된 세계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인문학적 요소를 이해하는 사람이 커피의 세계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에서 ‘좋은 커피’로 찾아갈 수 있다”며 “잘못된 일반성에서 벗어나 올바른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이 커피의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안민구기자 amg9@sphk.co.kr

출처 ; 스포츠 한국(2013/2/26)